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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인 전공, BA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과, MA



패션 디자인 전 실장 역임, (주)미술세계 전 큐레이터, (주)박여숙아트센터 전 큐레이터, 현 ‘미학살롱’ 화실 운영

개인전 1회 및 단체전 및 아트페어 다수

미술대회 수상 다수

작가노트 1,2 

1 

 저는 투명한 공간을 캔버스로 대체하여 투명한 상자를 그리고 있습니다. 큐브를 통해 자신의 사적인 공간이 전방위로 공개됩니다. 저에게 이 방은 마음 속 가장 깊숙이 자리 잡은, 자신을 되찾을 수 있는, 이를테면 유일하거나 유일하지 않은, 일상이면서 비일상적 공간입니다. 저는 이 곳에서 사랑과 안락을 느끼는 동시에 슬픔이나 불안도 느낍니다. 이 공간은 현재 저에게 크게 자리 잡았습니다.

현 사회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스스로를 기획하고 창조해 가는 자유로운 주체라고 믿고 있습니다. 성과주의 사회에서 오는 최적화와 효율이라는 강요는 내적으로 스스로에게 강제 안으로 예속시킵니다. ‘할 수 있다’라는 자유는 명령과 금지를 만들어내는 ‘해야 한다’의 규율보다 더 큰 강제를 만들어 냅니다. 또한 정보의 자유라는 명분 아래 투명성이 장려되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직접적인 통제가 아닌 스스로가 규율을 만들어 감시하고 통제하며 스스로에게 자유를 묶어 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럴수록 저에게 자유, 안락과 평온함 등 오롯이 나만의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공간에 관심이 있습니다. 그곳은 권력의 힘이 닿지 않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회사의 화장실, 집 안의 다락방 등과 같은 장소성과 공간에서 자유가 부정된 은밀한 사적 사유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곳은 개방적이기도 하지만 감추고 싶은 곳이기도 합니다. 고독을 기다리고 있는 어느 봄 날 공원의 벤치 같은, 눈에 띄지 않으며, 보호되고, 지속되기도 하고 멈추기도 하고, 쾌락을 상상할 수도 있고, 평온함을 느끼며 어떠한 생각도 들지 않는 상념이 멈춘 공간이기도 합니다. 즉, 일탈할 수 있는 공간이며, 시스템이 지배하지 않는 공간, 개방과 배제가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2

  검은 방의 공간은 먹, 아크릴릭 등 그 외 보조제 등 다양한 혼합재료를 사용하여 구획마다 입체적으로 채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캔버스 위에서의 투명성을 드러낼 수 있는 극도의 방법은 블랙 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빛이 없이는 그 자체의 물질성을 파악하기 어려운 검은 색에서 가져올 수 있는 색의 깊이를 최대한 끌어 내려고 한다. 또한 눈을 감아도 보이는 것들이 있는 것처럼, 이 검은 공간을 통해 평소에 자각하지 못하는 영역으로 지각을 확장 시키고자 합니다. 때로는 틀이나 규율을 위배했을 때 권력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나 그 때 당시 느꼈던 불안과 긴장감도 소재로써 사용합니다. 이처럼 나만의 블랙으로 투명성을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개인에게 유의미한 공간을 재구성함으로써 마음 곳 깊숙이 자리 잡고, 스스로를 되찾을 수 있는 공간을 찾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사회 구조에서 오는 개인의 감정을 중화시키고 혹은 정화시키기 위해 마련된 일종의 반(半) 공간적 체험이 가능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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